비룡 초등학교 다목적 교실
유리블록, 남향과 동향의 배치를 갖춘 학교 건물을 볼 때는 빛이 잘 드는 교실을 상상하였습니다. 하지만 교실 내부는 어두운 교실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교실의 배치는 빛이 들지 않도록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복도를 지나는 동안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왜 이런 환경에서 수업을 해야 했을까 생각하게 하는 건물이었습니다. 학교 시설의 법적인 조건과 구조적인 안전은 충족하고 있겠지만 매일 수업을 위해 교실을 사용하는 배움의 공동체에 대한 배려는 존재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곳 역시 선생님, 아이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곳의 장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하면 좋은지, 즐겁고 유익한 장소가 되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빛이 가장 많이 드는 곳에 있던 창고와 상담실을 옮기고, 유리블록으로 들어오는 빛이 교실 전체에 퍼지도록 배치를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복도로 나누어 있던 두 개의 교실이 복도의 큰 문을 밀면 하나의 교실이 되고, 닫으면 두 개의 교실이 될 수 있도록 복도의 형식을 개선하였습니다. 일직선이던 복도의 패턴에 각도를 주어 빛이 깊숙이 퍼지도록 하면서 복도는 통과만 하는 곳이 아닌 머물고 놀 수 있는 장소로 변화를 주었습니다. 나무와 유리, 쇠를 사용하여 질감이 있는 소재로 바꾸고, 대청마루, 스탠드, 작은 다락같은 중간 장소를 두어 소규모 활동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모든 학교 공간은 유지 관리가 잘 되고 있고, 남향에 빛이 잘 들고 커다란 정원이 될 수 있는 운동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국의 학교가 이런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패턴 대신 편안하고 안전한 즐겁고 유익한 창의적인 공간은 어떤 학교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학교 공간을 외면하지 않도록 협동조합의 건축가들도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