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 초등학교 꿈터

학교에서 연락을 받고 찾은 교실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학교에 반지하 교실이 있을 거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교를 처음 계획할 때 건축가는 대지의 경사를 이용해 높은 쪽은 도로를 만들고 낮은 쪽은 교실을 만들어 대지를 충분히 이용할 수는 있었을 것입니다. 대신 학생들의 수업 환경은 대지의 이용률에 반비례할 수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우리 학교에서 환경이 가장 안 좋은 곳 중에 하나입니다. 이곳을 개선해 주세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선생님들과 먼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선생님들은 하루 종일 블라인드를 내리고 수업을 하고, 봄이 와도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차량의 매연이 불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도심 내에 위치한 학교는 학생 수가 매년 증가하는 곳이라서 반지하 교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십니다. 

학부모님들 의견을 듣고 난 후에 아이들과 디자인을 함께 하였습니다.  먼저 교실 밖에 있는 주차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는 나무를  심고 야외 테라스를 만들어 차량 진입이 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반지하 교실이지만 바람과 볕이 잘 드는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교실에서 스탠드 형식의 몇 계단을 올라 야외 테라스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복도와 교실 사이의 공간을 이용해 숲 속 오두막에 오르듯이 다양한 높이를 가진 아이들의 아지트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아이디어는 선생님들과 아이들, 건축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교실이 되었습니다. 

장소는 무엇을 중심으로  놓을지에 따라 쓰임도 모양도 의미도 달라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