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풍곡리 근린생활
요약
- 건축 : 근린생활시설
- 사업기간 : 2019년 4월~2020년 4월
- 장소 : 경기 김포 풍곡리
- 설계 : 코비즈건축협동조합
- 시공 : 코비즈건축협동조합
개요
집을 짓는 공사의 70%는 벽과 관련된 것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으니 ‘벽을 세운다’는 표현으로 바꿀 수도 있겠습니다. 벽과 벽이 만나는 방식에 따라 공간이 생기고, 빛과 바람, 사람이 들어오고 나갈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름의 사이(間)들은 칸막이, 복도, 봉당, 창, 툇마루 처럼 각각의 역할에 맞게 불리고 있습니다.
<LE MUR>의 저자 ‘에블린 페레 크리스탱’의 말을 빌리자면 벽을 세운다는 것은 어떤 장소에 안과 밖을 부여하고, 경계가 만들어지고, 보호해주고, 기억한다라고도 표현 할 수 있습니다. 석기시대 움집부터 몽골 텐트까지 재료가 무엇이든 수직으로 세워지는 벽은 그런 역할을 해왔습니다. 나무, 벽돌, 유리, 철, 시멘트, 콘크리트도 개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면서도, 바람과 비를 가려주고, 무게를 지탱하면 비로소 재역할을 다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벽을 위한 다양한 재료 중에서 코비즈의 건축가들은 ‘벽돌’을 좋아합니다. 기계에 의지 하지 않고, 두 손으로 들 수 있고, 흙이 있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자체적인 생산을 하고 있기에 지역성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벽돌의 매력은 검소하고, 따뜻한 흙빛을 띠고 있어, 다른 재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실내 공간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재료입니다. 그 자체로 풍부한 가능성을 품고, 빛의 각도에 따라 그 모양을 다양하게 드러낼 수 있는 수공품의 흔적을 간직한 재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거운 돌에 비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이고, 특별한 색상과 모양을 원하지 않는다면 값싸게 얻을 수 있는 벽돌벽은 광산촌의 관사, 창고, 노동자들을 위한 주택재료로 널리 사용되었을뿐만 아니라 도서관, 성당 같은 특별한 목적을 가진 내외장재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벽돌에서 힌트를 얻은 레고블록처럼 표준화된 규격은 건축에 자유로운 디자인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눈과 비, 햇살에 강한 내구성 좋은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데 주택을 위한 외벽 재료로는 벽돌만한 제품을 찾기 어렵다 보니, 괴산과 하남, 안성에 이어서 올해도 고촌리에도 벽돌을 추천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재료도 많지만 이번에는 건축주 내외분이 먼저 ‘빨간벽돌’을 쓰고 싶다고 하시니 막을 수가 없네요. 건축주도 비, 바람, 보수, 견고함을 고민한 결과가 벽돌입니다.